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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문화일보 하면 누드사진, 신정아가 연상될 정도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여성단체와 양심있는 언론계 인사들이 문화일보를 질타했습니다. 혹자는 보수언론이 '몸풍'을 일으켜 이명박 후보 검증론을 잠재우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분명 문화일보의 누드사진이 황색저널리즘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생산자 입장에서 이런 발칙한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만일 편집국장이었다면.. 일선 현장기자가 단독으로 해당사진을 입수했고, 그 사진의 배경(다른 문화계인사와의 관계? 등)에 대해 무게감 있는 인사의 무시할 수 없는 코멘트를 얻어왔다면, 그래서 그 사진이 신씨와 관련된 더 깊은 의혹의 실마리가 된다고 판단했다면, 과연 사진을 쓰지 않았을까? 국내 여느 언론사 편집국장 또는 보도국장이더라도 쉽게 사진보도를 포기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일보가 옳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메스를 대야하는 곳은 '사진의 선정성'이 아니라 '관례화된 의혹보도'라는 얘길 하고 싶습니다.
큰 사건이 터지면, '사실일수도 아닐수도' 있는 내용을 하루라도 먼저 질러야 하는 게 우리의 언론 현실입니다. 사실 이번 보도에서 정말 선정적이었던 것은 신정아의 나체가 아니라, 명확한 근거 없이 마구 제기된 의혹들이었습니다. 신씨의 사진은 그런 의혹제기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사진만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립니다. 만일 문화일보가 기술적으로 누드사진 전체가 아니라 어깨 정도까지만 잘라 내보냈다면, 이같은 여론의 질타는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단 증거죠. 진짜 선정적인 것은 사진 너머에 있는 것 아닐까요?
Posted by 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