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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사다준 아기 신발. 신혼여행 기념품 위에다 곱게 모셔놓았다.

가면 갈수록 궁금해진다. "어떻게 생겼는지, 못난 내 손발을 닮았는지, 성격은 나처럼 괴팍한지.."
아내의 뱃살을 사이에 두고 그리움만 쌓은 7개월여. 그간 내가 이 녀석에 대해 알게 된 단 한 가지는 '엄청나게 강한 넘'이라는 사실이다. 아내가 임신을 회사에 알린지 이틀 뒤 퇴사하라고 강권한 그 미친 상사의 폭압을 뚫고, 이후 이어진 (배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야근과 갈굼을 먹어치우면서 하루가 다르게 힘이 세지는 이 녀석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분명 나보다 강하고, 나보다 착하다. 사람은 강해야 착할 수 있다. '착한 척'하는 게 아니라 남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진짜로' 착한 사람이 되려면 말이다. 이 녀석도 모진 환경에서 하루가 다르게 건강하게 자라나지 못했다면, 뱃속에서부터 부모에게 웃음을 줄 수는 없었을 터. 배가 울렁할 정도로 이리 강한 발차기를 할 수 있는 녀석이니까 모진 세상 어찌 헤쳐갈꼬 걱정할 필요도 없겠다. 녀석이 태어나기도 전에 돈줄이 마르려는 이 못난 부모도 장애가 되진 않겠지.
저 작은 신발 신고 아장아장 걸으며 많은 사람에게 행복 나눠줄 그때가 벌써부터 그립구나.
Posted by 좀스